오늘 소개해드릴 영화는 김씨표류기 입니다. 영화는 2000년에 개봉한 캐스트어웨이를 오마주한 느낌이 납니다.
서울의 밤섬도래지라는 곳에 주인공이 닿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카드빚으로 채무상환이 어려워지자 한강다리에서 투신을 했는데
밤섬에 도착해 살아간다는 내용입니다.
필자는 여의도를 자주 간 적이 있어서 밤섬을 지근거리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저기서 영화를 찍었다는 생각을 하니 발상 참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누구나 한번쯤 인생의 큰 위기를 겪습니다.
세상이 나에게 요구하는 기준이 너무 높고 나는 그걸 해결할 능력도 시간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필자가 눈여겨 본 영화의 명장면은 주인공이 들판에 누워 곤히 자는 장면이었습니다.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지내온 나날들을 뒤로 하고 현실은 밤섬에 표류하게 되어버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곤히 잘 수 있습니다.
나를 힘들게 했던 그 무엇도 이젠 나를 괴롭힐 수 없으니까요.
그렇게 주인공의 표류로 이야기가 전개되나 싶은 순간에 또한명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영화 설명을 보니 남자 김씨, 여자 김씨 이렇게 구분되어 있네요.
당시에 싸이월드가 유행했던게 기억납니다.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포스팅을 하며 마치 지금의 인스타를 즐기는 것 같은 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여자김씨는 공황장애로 집 안에 스스로를 가두었습니다. 일본의 히키코모리가 사회문제가 대두되던 뉴스가 생각났습니다.
여자김씨도 스스로 해결하기 힘든 공포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집안에 가둔 것이었습니다.
여자김씨의 일상은 싸이월드를 하며 타인의 부러움을 사는 헤어스타일이나 가방, 신발 등을 마치 자기것인양 복사하여 포스팅하는 것을 일상으로 삼습니다.
그리고 망원경으로 세상에 나가지는 않지만 세상 밖을 구경하는 취미생활을 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여자김씨는 우연히 남자김씨를 보게 됩니다.
밤섬에 떨어진 남자김씨를 외계인이라 칭하며 그의 일상을 봅니다.
한편, 남자김씨는 밤섬에서 자유롭게 살아갑니다. 이젠 잘 차려입을 필요도 없습니다. 지갑에 있던 카드도 전부 버리며 섬생활을 즐기기에 이릅니다.
식사가 문제였는데 샴푸를 하다가 잡은 죽은 물고기로 새까지 잡는 코믹함을 보여줍니다.
그렇게 밤섬 생활에 익숙해지던 차에 그에게 희망이 찾아옵니다.
잊고 있었던 섬 바깥의 문물, 짜파게티 짜장스프였습니다.
어린 시절 그렇게 엄마가 한입 먹어보라 해도 한사코 거절하고 회사에서도 짜장면만큼은 먹지않던 김씨는 섬생활에서 만나게 된 짜파게티 스프에 너무나도 달콤한 향수를 느낍니다.
그리고 새똥에서 옥수수 씨를 추출해 짜장면을 만들어 먹을 기상천외한 발상을 하고 이걸 실행에 옮깁니다.
여자김씨가 이 모습을 보다가 안타까운 마음에 짜장면을 시켜줍니다.
밤섬까지 배달을 가는 배달의 민족의 근성으로 남자김씨는 짜장면을 영접하게 되지만, 어쩐 일인지 그는 그 짜장면을 먹지 않습니다.
여기서 약간 기분이 묘했습니다.
무언가 내 손으로 기어이 해내고자 했던 일을 누군가 손쉽게 도와주려 하면 됫다고 반드시 내가 할거라고 고집을 부리던 생각이 났습니다.
어쨌든 남자김씨는 우여곡절 끝에 그렇게 스스로 만든 짜장면을 먹게 됩니다.
실패한 인생이라 생각하며 자살하는 것 마저도 실패했던 인생이 다시 한번 희망을 되찾은 것입니다.
이렇게 찾은 용기로 잘 살아가면 좋으련만 영화는 후반위기를 맞이합니다.
사람들에게 밤섬에서 불법 취사를 하던 것을 걸리게된 남자김씨는 체포되어 섬 밖으로 쫓겨나게 됩니다.
여자김씨도 복사 붙여넣기하며 즐기던 싸이월드에서 가짜라고 사람들에게 발각됩니다.
남자김씨는 처음 자살을 실패했을때 63빌딩에서 뛰어내릴 생각을 하고 있었기에 그리로 향합니다.
그리고 여자김씨를 만나 영화는 끝을 맺습니다.
힘든 시기를 맞이했어도 희망을 잃지 말고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담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카드빚이나 싸이월드 같은 당시의 그럴듯한 소재들을 통해 그 세대가 겪은 어려움을 잘 표현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때 한템포 숨을 고르고 내가 즐거워했던 것들을 떠올려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영화 김씨표류기도 한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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